반현 교수의 「지역언론의 대안을 찾아서」를 몇 번이나 읽었다. 지역언론 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그의 ‘대안’에 관심이 컸기 때문이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그가 지역언론을 지나치게 저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말한대로 “그동안 인천지역언론이 중앙언론을 어설프게 모방하려는 경향을 보여 온” 낮은 수준이라면 글에 제시된 대안도 아무 소용없을 거란 게 내 생각이다. 왜냐하면 ‘어설픈 지역 언론’이 반교수의 대안을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슈퍼맨 능력’을 갖추었을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인천지역신문이 타지역지에 비해 덜 읽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잠재역량까지 부족한 것은 아니다. 물론 풍성한 지면으로 시민들을 사로잡지 못하는 현재의 구조적 한계는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지역신문 구독률 저하의 가장 큰 요인은 ‘인천은 지역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시민의식에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앙지에 대한 차별화 전략을 세우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어떻게 해야 많은 시민이 찾는 신문을 만들 수 있을까?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지역언론과 시민들이 지역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나누는 데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하나의 전제가 있다. 반교수와 같은 연구자들이 언론과 시민 사이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인천지역언론 전문가들이 얼마나 현장성 있는 연구를 진행하느냐가 지역언론 살리기에 있어 중요한 요소가 된다. 현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이론이나 대안제시는 늘 공허하기 마련이다. “인천지역언론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그의 지적에는 누구나 동의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구호에만 머무르지 않으려면 언론도 변해야 하지만 관련전문가들의 태도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특히 인천지역 대학교수를 비롯한 전문가 집단의 중앙지향이 시민에게 그대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끝으로 한 가지, 반현 교수에게 묻고 싶은 게 있다. 혹시 시립인천대학교의 교수들 중에서 지역신문 구독자가 몇이나 되는지 아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