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대학에 15년 있으면서 지역주의의 벽을 실감할 때가 많았다. 지역사회에 이바지하는 것을 당연한 사명으로 알아야 할 지역대학이 실상은 사명감보다 이해타산에 더 많이 얽매여 있기 때문이다.

나는 광주 태생임에도 불구하고 광주를 위해 어떤 일을 하겠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는다. 그러기 전에 풀어야할 까다로운 숙제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지역 토호들과의 관계를 푸는 문제가 그렇다. 하지만 이를 해결했다 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지역에서는 어떤 일이든 타지역, 타학교 출신이 주도하는 것을 곱게 보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 출신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인식 또는 콤플렉스가 원인일 것이다. 따라서 지역을 고민하느니 차라리 한국, 나아가 지구를 고민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비현실적 추상화를 경계하면서 말이다.

어쨌거나 <플랫폼>은 지방자치단체장 명의로 발간되는 간행물인 만큼 일차적으로 지역민들의 정서를 고려해야 할 터이지만, 그것이 다른 지역 사람들에겐 벽이 될 수 있다. ‘인천-한국-동아시아’의 구도가 위태로워지는 것이다.
편집방향에 간섭할 생각은 없다. 제3자의 의견으로 참고하기 바란다. 그렇지 않아도 지역구도가 고착되어가는 현실에서 새로 발간되는 간행물에 출신지역을 명기하는 것을 보고 든 생각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