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황금신부>를 열렬히 시청한 사람으로, 에바 차이의 「연민 바깥에서 글쓰기-타이완의 베트남신부는 왜 멜로가 되지 못하나」라는 글이 눈에 띄었다. 중국문학을 전공하고 있는지라 <플랫폼>에 실린 중국 소식을 찾던 참에, 좋아하는 드라마까지 언급하니 더욱 눈이 갔다.

 에바 차이는 타이완드라마가 베트남신부들이 타이완에서 겪는 역경을 보여줌으로써 타이완신부들을 불쌍한 존재로 정형화시켜버린다고 주장한다. 그는 대안으로 <황금신부>나 <하노이신부>와 같은 한국의 멜로드라마를 제안한다. 외국인신부도 장소를 불문하고 사랑과 같은 감정과 욕망을 지닌 사람이라는 면에서는 멜로드라마를 대안으로 제시한 필자의 의견에 동의한다. 하지만, 한때 유행한 <열아홉 순정>까지 놓고 이야기를 해보자면, 한국드라마는 외국인여성의 삶보다는 사랑을 강조한 나머지 그들이 갖고 있는 삶의 무게를 제대로 다루고 있지 않다. 때문에 외국인여성을 다루는 한국드라마는 오히려 그들의 삶을 비사실적으로 그린다는 비판을 받는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의 멜로드라마가 타이완드라마의 대안일지 의문이 든다.

 얼마 전 신문에서 <황금신부> 덕분에 라이따이한들을 보는 한국인들의 시선이 달라졌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열아홉 순정>을 보면서 조선족이 우리 삶에 가까이 왔구나,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황금신부>와 <열아홉 순정>은 외국인여성이 주인공인 드라마다. 하지만 이 두 드라마 주인공은 비록 외국이 고향이지만, 혈연관계에서 한민족과 무관하지 않다. 문득 한국에서 다루는 <황금신부>와 같은 드라마가 과연 외국인여성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